매년 해가 바뀌면 올해는 어떤 트렌드가 세상을 이끌어갈지 궁금해집니다. 올해도 역시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님께서 이끌고 계시는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 센터에서 2024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했는데 내용을 살펴보면서 우리가 어떤 변화에 주목해야 할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분초사회
분초사회는 말 그대로 '분초를 다투며 살아가는 사회, 즉 시간에 쫓기는 사회'를 의미합니다. 시간이 돈만큼 아니 돈보다 더 중요한 자원이 되었고, 빠르게 움직이는 플랫폼 사회가 되면서 현대인들은 시간을 더욱더 쪼개서 쓰게 되었습니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해내고, 동시에 여러 활동을 중첩해서 하기도 하죠. 시간을 아끼기 위해 요약을 좋아하고 과정보다는 결말을 빨리 알고 싶어 합니다.
이를 좀 더 쉽게 이해하면, 우리 주위의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기술로 인해 사람들이 정보를 아주 쉽게 많이 얻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로 인해 사람들이 과거에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나 생각에서 벗어나서,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었는데 이런 현상을 분초사회라고 합니다
2. 호모 프롬프트
프롬프트(Prompt)는 예전 도스 시절에 명령어를 주던 깜빡깜빡하던 언더바를 말하는데요, 지금은 사람이 인공지능에게 명령어를 주는 창구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호모프롬프트란 인간과 인공지능이 서로 명령어를 주고받으면서 서로 인공지능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 또는 그런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인공지능은 스스로 판단하는 일을 가장 어려워합니다.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잘 이끌어가기 나가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도출해 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것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아주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육각형 인간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성격, 집안 모든 면(6면)에서 완벽한 인간을 추구하는 말입니다. 이 트렌드는 좋아하는 연예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기존 세대는 자수성가 스토리에 환호하는 반면, 요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아이돌들을 보면 외모도 출중하고, 작곡·작사도 직접 하고, 외국어도 잘하고, 집안이 좋은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대가 추구하는 육각형 인간은 집안이나 외모 등 내가 노력해서 달성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왜일까요... 내가 노력해서 얻을 수 없는 완벽함을 추구해야 내가 그것을 가지지 못하더라도 위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흔들리는 사회를 사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며 하나의 놀이가 되는 셈인데요, 요즘 세대들의 힘든 현실을 반영하는 키워드라 참 마음이 아프게 느껴집니다.
4.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이란 시간이나 장소에 따라 혹은 판매 채널에 따라 혹은 고객에 따라서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령 조조영화를 본 적이 있으시죠? 같은 콜라라도 편의점 가격과 호텔 냉장고 안 가격은 다를 겁니다. 같은 비행기 좌석인데도 간격에 따라 등급을 매겨서 가격을 달리 책정한 경우도 있습니다. IT기술 발달로 인해 소비자가 가격에 대해 좀 더 쉽게 알 수 있게 되면서 이런 가격 전략이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단, 지나친 가격 책정은 소비자의 반감을 살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죠.
5. 도파밍
새롭고 재밌는 것을 경험할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게임에서 아이템을 얻어 나가는 행위인 '파밍'의 합성어로 아이템을 모으듯 많은 사람들이 재미(도파민)를 모은다는 의미입니다. 도파밍은 도파민이 분출될 수 있는 조금 의미 없는 재밌는 행동들을 열심히 하면서 재미를 찾는 젊은이들의 소비형 태나 행동들을 가리키기도 하는데요, 가령 얼굴의 여드름을 압출하는 영상을 본다던가 유튜브에서 의미 없는 챌린지 영상을 본다던가 하는 등에서 재미를 찾는 행위로 앞서 얘기한 분초사회와 서로 대비되면서 또 함께 움직이는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6. 요즘남편 없던아빠
이 키워드는 1980년대생 젊은 남성 결혼한 남성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예전 권위적이던 아버지들과 달리 요즘 남편들은 가사 분담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돕고, 남자 육아휴직을 장려하면서 엄마가 직장에 다니고 아빠가 육아를 책임지는 집도 근래 많이 늘어났습니다. 기존 부모 세대와 달리 부부가 평등한 파트너적인 입장으로 변화된 것인데요 결혼 후 남자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달라지며 가사 노동과 육아, 가족 관계의 균형점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들은 어릴 때 배웠던 부모의 역할과 배치되고 사회나 직장의 여건도 따라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굉장히 힘들다고 합니다. 무조건 강요하기보다는 요즘남편들이 가사참여나 육아에 대한 지원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7. 스핀오프 프로젝트
스핀오프란 영화에서 어떤 원작이 있으면 원작에서 파생되는 콘텐츠를 말합니다. 이런 스핀오프가 콘텐츠 영역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도 자꾸 퍼져나가는 현상을 스핀오프 프로젝트라고 칭하는데요, 기존 사업이나 콘텐츠에서 파생된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기업 입장에서는 저예산과 유동적인 전략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할 수 있어서 실패해도 부담이 적습니다. 대표적으로 브랜드 스핀오프가 있습니다. 굉장히 비싼 명품업체들이 조금 저렴한 라인 또는 좀 더 젊은 세대가 쓸 수 있는 라인을 내어 유입과 접근을 쉽게 해 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도 합니다.
현대는 변화의 사회입니다. 영화가 스핀오프를 만들듯이 작은 시도를 조금씩 해보고 거기서 성공적일 때 그다음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는 그런 점진적인 변화 대응 역량이 필요한 때입니다.
8. 디토소비
디토(Ditto) = '나도!', '이하동문'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 이런 디토소비의 경향을 많이 보인다고 합니다. 소비라고 하면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의사결정인데요 이런 결정을 복잡하게 하지 않고 누군가를 따라 맹목적으로 하는 소비를 의미합니다.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반영하는 사람에 따라 소비를 한다던가 또는 콘텐츠를 디토하기도 하는데요 만화에 나오는 화장이나 패션을 따라 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내 감각이나 취향, 철학을 대변하는 온라인 채널에 들어가서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9. 리퀴드폴리탄
리퀴드폴리탄은 현대 도시와 인구의 유동성을 강조하는 개념입니다. 이 용어는 '액체'와 '도시'의 결합으로, 도시가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액체처럼 굉장히 흐름 있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유기적인 공간이 됐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고정된 직장이나 거주지가 없으며,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생활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원격근무를 통해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고 도시를 이동하며 살 수 있습니다. 인구 감소 시대에 정주인구보다 생활인구(주말 등)의 중요성이 커지는 개념으로 각 지역만의 콘텐츠를 가지며 도시의 모습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10. 돌봄경제
이제 어리거나 고령이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만 돌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돌봄을 3가지로 나누어 보면
첫 번째는 정말로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 즉 장애인·어린이·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돌봄
두 번째는 우울증·은둔형 외톨이 등 심리적 문제에 대한 정서돌봄
세 번째는 일상 속에서 서로의 관계를 돌보는 관계돌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런 돌봄이라는 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돌봄이라고 하는 섹터가 GDP에서 굉장히 큰 영역을 차지하는 경제적인 영역이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돌봄은 단순히 그 돌봄의 대상을 넘어 보호자인 '경제인'과 연결되어 있는데요 돌봄의 효과를 좀 더 큰 차원에서 바라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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